꽃과나무

[스크랩] 연향을 찾아

규래☆ 2011. 6. 11. 17:08

지리한 장마에다 주말이면 흐림 아니면 비오는 날이다.
불쾌지수에 내 관절만 쑤시는 게 아니라 카메라도 좀이 쑤실 지경이다.
엎친데 겹친다더니 이번 주말엔 태풍 갈매기까지 공습이다.
예정했던 먼 길을 접고 경주로 연꽃 촬영을 나섰다.
올해는 연꽃 개화가 예년에 비해 1주일정도 빠른 탓에 이웃 블로그엔 벌써 연꽃이 만발했다.
날씨 좋은 날만 기다리다 연꽃 한 번 제대로 못보고 여름이 지나갈 것 같은 불안감에 마음이 급했다.
새벽 5시 집을 나설 때는 잔뜩 흐리기만 하던 날씨가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어린아이 물총놀이 하듯 제멋대로 뿌린다.
경주IC부터는 아예 주룩주룩, 이러다간 카메라도 못 꺼내고 돼 돌아오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
안압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카메라에 비옷까지 입히고 우산을 받쳐 든 카메라맨들이 분주하다.
다행히 비가 간간히 멈춰주고 잠시잠깐 반짝 햇살까지 보여 준다. 해님의 센스에 고마운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물기가 마를만하면 한 번씩 뿌려주니 또 다른 맛이다. 다만 파란하늘이 아쉽지만.....

 

연지를 따라 걷는 길에 흘러드는 배릿한 연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욕심에 연을 코앞으로 끌어당기니 향이 없다.
굳이 맡으려 다가가면 달아나는 향! 연의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 맑게 다가온다더니...
마음에 욕심을 지우고 분별심을 버릴 때 비로소 다가오는 연향!
일어서 돌아서자 실바람에도 연향이 오롯이 실려 있다.

 

 

 

 

 

 

 

           ▶ 더러운 물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그것에 물들지 않겠다는 처염상정(處染常淨).
               비록 우리가 사는 세상이 혼탁하다 할지라도 세속에 물들지 않고 향기로는 연꽃처럼 살아가라 일러 준다.

 

 

 

          ▶꽃과 열매가 동시에 맺힌다는 화과동시(花果同時).
             깨달음을 얻은 후에 이웃을 구제할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하는 일이 바로 깨달음이라는 교훈이다.

 

 

          ▶씨앗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다는 종자부실(種子不失).
             연의 씨앗은 수 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오래된 씨앗이라도 끝을 깨거나 갈아서 심으면 싹이 돋는다.
             이는 마치 아픔만큼 성숙해 지는 인간세상의 섭리와 영속성을 말해 준다.

 

 

 

 

 

 

 

 

 

 

 

 

 

 

 

 

* 2008. 7. 19 촬영

* Nikon D200, 105mm

 

 

출처 : 성마루의 PHOTO & STORY
글쓴이 : 성마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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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얘기..

처염상정..

난 연꽃보다 찔레꽃이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