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서

고기와 아들.. (2011년 12월 26일)

규래☆ 2011. 12. 27. 16:33

 

키가 부쩍 크는 아들을 보니 신이 나서

이번 방학에는 고기를 제대로 먹여보자.. 하고

고기를 주문했다..

고기수입업체에 근무하는 지인이 있어서..

11만원어치 주문했다..

대충 양념해서 한 덩어리씩 하루 먹을 정도로 나누어서 냉동실에 보관했다..

아들은 하루에 고기 한덩어리씩 먹는다..

돼지고기에 돼지고기양념+고추장+마늘+물엿+양파+대파+참기름+ 깨소금 이렇게 넣고 볶아놓으면..

그날 저녁은 후라이팬이 깨끗하다.. ㅎㅎ

 

다음날은 보쌈용고기 두 덩어리를 된장풀어서 익혀두고 김장배추를 길게 손으로 찢어서 반찬통에 담고..

출근했는데.. 역시 말끔히 먹어 치우셨다..

 

어젯밤은 미리 낸동실에서 냉장고를 옮겨두었던 훈제오리를 꺼냈다..

방학은 했으나.. 태권도 학원에 갔다가 밤10시쯤 돌아와 저녁을 먹는다..

나의 퇴근시간과 비슷하다..

훈제 오리 맛을 보게 해야 내일 혼자서 잘 먹을거 같아서

애호박고추장찌개와 훈제오리와 깻잎으로 상을 차리니..

상추는 고기맛을 다 없애버리는데.. 깻잎은 향이 좋단다..

나 닮아서.. 고추장에 찍어 먹는걸 좋아한다..

저녁밥을 다 먹은 아들.. 뭔가 허전하다해서..

맥주한잔할래?  했더니..

피식 웃는다..

정말 드문 엄마라고

기름기빼주는 양파즙을 먹겠노라고 하며 냉장고 문을 연다..

양파즙은 몸에 좋은건 아는데..

손이 안 가는데.. 아들은 살찔것을 우려해서인지 잘 먹는다..

다 먹으면 추가 주문해야겠다.

 

씻고 치우고..  아들곁으로 가니..

기다렸다고. 영화를 보자 한다..

 

사실은 넘 넘 졸리운데..

낮동안 혼자 있었을 아들 생각해서

 아들 뒤에서 캔맥주를 홀짝 거리며.. 유치한.. ---스파이라는 영화를 ㅋㅋ

졸다 깨다 하면서 보고 잔다..

 

오늘밤은 소세지 볶음을 한다.... (한봉지에 7천원 넘 비싸다.. )

고기만 먹으면 암에 걸리니.. 버섯을 많이 넣고.....

섬초두단도 사야지..

퇴근후  하는 요리는

아들의 저녁이자.. 맛보기 테스트하는 시간.. 내일 먹을 아들의 양식이다..

 

드뎌~~~ 내일은 소백산에 간다^^

랑이가 발목 안 잡게 자알.. 참기름 바르고 쏙 빠져 나가야 할텐데... 후후후........

(참기름은 집안청소와 반찬준비와 애교^^ 그런것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 코다리찜은 남편을 위해서 꼭.. 해야 한다..산에 가는 날은..ㅎㅎ)

 

 

나무가 별로 없어서 찬바람이 에이는듯하다는 소백산 정상을

씩씩하게 걸어보고 싶다.. 후후후...

 

아마도 오늘밤은..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설렘으로 잠을 못 이룰듯...

 

 

------------------------------------------------------------------------------

대구 중학생의 유서를 읽으니.. 우리 아들처럼 착하고 속이 깊은 아들인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왜 참고만 있었을까..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정담일거라고 믿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어서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오늘밤.. 아들과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조심스럽게.. 자알.....

 

자살한 학생의 행동은..

내가 어릴적에 부모님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여행에..

부보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불참한것과 다르지 않다..  (미안해 하실까봐 말도 안 꺼내고 불참했다)

남편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쉬는날 집안에만 있었던 것과도 다르지 않고

(아들이 어릴때는 아들과 있었는데.. 아들이 학교에 다니고서는 집에 혼자 있는, 그 시간이 너무 싫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집안에 있느니.. 쉬지않고 아르바이트비 받기를 선택했다..

거의가 아니고 정말  매일 출근을 했다..

덕분에

2011년 이사할때 약 오백만원 정도의 잊혀진 돈이 보탬이 되었다.. ㅎㅎ

 

부당한 대우를 참고 살았던 것과도 다르지 않다..

지금도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다..

 미리 나의 세계의 한계를

 나의 삶을 

남편이 그러하니.. 

그것일수밖에 없다고.. 속단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내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것이며..

그것을 내가 아닌 남이 짓도록 하는 것은 더더욱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뭐든지 결심하면 길이 보이고 해결책은 있다..

 

허락을 받을 문제가 아님을 알면서도..

나는 남편이 내가 산에 가는 것을 허락하기를 조심스럽게 요구하고 기다린다..

허락하지 않아도 가고 싶다면 가야 한다고 믿으면서도 허락을 구한다..

 

평화를 위해서....

더 깊이 있는 행복을 위해서..

 

내 삶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가꾸어 나가는 것임을... 

후회하지 않는 삶.. 책임지는 삶이 되는 것임을..믿는다..

당연하지만..배우자가..

인정해주고.. 믿어주고.. 도와주면 더욱 깊이 있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

 

내일 내일 하다가 오늘은 언제 살겁니까!~

여보...

 

15년전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결혼같은거는 하기 싫다..(밥하고 빨래하는거 싫다..) 그랬더니..

공부도 많이 시켜주고.. 여행도 많이 보내줄께..

그랬던 여보는..

아들이 중학생이 된 지금도..내일만 외칩니다...

그런날 오리다... 오늘은 참으시오.. 이렇게..

 

아들은 이제 자기가 다 컸다고.. 우리와 어울리려 하지 않는데...

덕유산 일출산행도 가고픈데.. 무기인 아들이 거절한다..

랑이랑 둘이라도 갈까?????

12월31일밤 tv보다 잠들고 1월1일 늦잠자는것보다는

하얀 눈꽃이 핀 동화나라에서 일출을 보는게 훨씬 가치 있다고 본다..

 

사실.. 덕유산은 타임오버인데..

밤중에 출발해서 트럭이라도 몰고..

 강원도 가서 일출이 뜨는 바다를 바라보며 소주일병 마셔보는것도 괜찮겠다..ㅎㅎ

지인이 하는 말.. 바다를 바라보며 술을 마시면 취하지도 않는다고..

차는 깨거든 타고 오면 되지 않느냐고..

함 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