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2012년 1월 20일 포천 주금산

규래☆ 2013. 1. 21. 21:57

 

 

껌뻑이다 날밤 새는 월요일...

남편은 소식이 없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

알수 없는 두려움...

내가 생각 하는게

맞아도

아니어도 상처

 

그냥 덮은체로

집을 나섰다..

 

비가 오고 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가는 건가요??

메세지를 남길까 하다가..

혹여라도

나의 문자 때문에 부부싸움이라도 날까..

안가면 도로 오면 되고 어차피 쉬는 날인데 하고..

일단 집을 나섰다...

 

내 딴에는 일찍 나섰는데도..

내가 제일 늦었다..

지각이다..

차로 가면 십분쯤 걸리는 하계역까지가...

정류장까지 걷기가 십이분정도 지하철역까지가 사십분이나 걸린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하고 버스가 아마도 15분 간격으로 다니나 보다..

집에서 7시에 나왔는데..

강변역 도착 8시 20분..

폰으로 검색하면 아주 가까운 거리인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파주 가는 버스 기다리기...

8시 40분쯤 탔나보다..

강변역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파주 감악산까지 1시간 20분...

그러니까 10시 포천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 여전히 비님 오시고..

일단 산을 오르기로 한다...

 

신발이 젖어 걱정을 했으나..

산으로 오를수록 비님이 눈으로 변해서 장관을 펼치니..

 

일행들

 

 시원하다..

이쁘다.. 좋다..

감탄사를 연발한다..

 

여름의 우중산행처럼..

겨울의 우중산행도 멋지다^^!!

 

 

 

 

 

홍수라도 난듯이 비님이 아스팔트를 점령했고..

아직 녹지 않은 얼음길위에 빗물이 흘러서 아스팔트에서 부터 미끄럼을 호소한다..

일행들 신발이 산에 오르기도 전에 많이들 젖어 들어서...

오르기도 전에 포천 이동갈비나 먹으러 가자..

불가마 사우나나 가자..

허리가 아파서 못가겠다...

의견이 분분하다...

 

 

 

 

호호^^~~

 

대장님 말씀하시길...  

귀래님 오셨는데 그냥 가면 안되지

제일 젊은 나를 핑계로 일단 가기로 한다...  

 

환선굴 가던날...

등산은 안하는 거냐고 짜증을 냈더랬다..

굴만 보는 거였으면 안 왔을거라고 투덜 거렸었다..

그걸 기억 하시나 보다..

 

 

 

 

비님에 촉촉히 젖은 단풍..

주금산에도 단풍나무가 많다..

가을에 왔으면 참 이쁘지 않았을까...

 

 

 

우산을 쓰고 아이젠을 차고...

 

 

가방에 방수커버를 씌우고 미끄런 산길을 오른다..

올라갈수록 비님이 눈님으로 변한다.. 

 

 

 

 

눈위에 떨어진 낙엽과 비님 

 

 

아침 뉴스에서 상고대가 멋지게 핀것을 보고 여기에 오기로 결정 하셨다는데...

오를때는 다 녹았던 눈들이 우리 일행이 오를수록 나뭇가지에 쌓여간다..

비님이 눈님으로 변해서..

바람과 함께 쌓여간다..

상고대가 만들어 지는 그 겨울의 눈보라 속에 우리가 있다..

 

바람이 불어

우산으로 바람과 씨름한다..

쌓였던 눈이 녹았다 다시 얼었다..  그위에 또 다시 눈이 덮히고..

그 눈이 바람에 쓸려서 멋진 눈보라를 펼치고...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더 가느냐 마느냐 의논중일때..

가든 말든 관심 없다는 듯이..

눈밭에 누워 버리는 산님..

산님들은 다

 낙천적인다...

 

 

 

 

 선두로 가시던 산님이.. 하산을 결정한다...

길이 없어서...

올라 갈수록 쌓인 눈위에 또 눈이 쌓이고..

길이 눈속에 파묻혀서 더이상 진행이 곤란하다 한다...

올라 갈수는 있으나.. 하산길이 걱정이 된다고 오던길로 하산키로 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

하산길은 눈이 쌓여서 쭉쭉 미끄럼 타듯 내려간다..

 

정오가 다 되어서인지..

내려 갈수록 길이 녹아서 질척 거린다..

눈이 찰떡처럼 아이젠에 착착 붙는다..

 

 내려갈수록..

눈님이 다시 비님으로 변한다..

 

마을은 오를때보다 더 많은 비님으로 장마진 여름날 같다..

 

한겨울에..

바지도 신발도 티셔츠 끝자락도 장갑도 다 젖었다..

 

겨울에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