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詩 이준호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날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서
그래서 당신이 내내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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