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은곳

양평의 청계산 형제봉

규래☆ 2013. 3. 12. 19:04

계절은 변해도산은 늘변하지 않네




↑ 숲의 향기로 가득한 샘골고개 근처의 전나무 숲을 지나가는 일행




맹자는 왕도론을 펼치며 이렇게 말했다.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하늘이 준 좋은 때 보다는 장소가 좋은 것이 낫고, 지리적 이점보다는 사람간의 화합이 낫다는 뜻이다.

이렇듯 사람간의 화합이 잘 되어야 무슨 일이든 잘 풀리는 것이 불변의 진리. 그래서 요즘 국가, 회사 또는 여타 단체의 지도자들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소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그러면 소통이 되고 인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교학상장(敎學相長)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사도 배운다는 뜻이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열심히 할 때 줄탁동시(啐啄同時: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대교 눈높이 양평교육국의 교사들. 평소 서로 간 소통이 잘되는 팀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산행을 통하여 소통하기로 한다. 이보영 교육국장과 이혜경, 박용순 교사가 신원역 앞에서 준비물을 점검한다.

↑ 샘골고개에서 형제봉 가는 능선을 지나가고 있다. 곳곳에 피어난 억새가 산행객을 맞이한다.


신원역~샘터고개~형제봉~안심사 약 8.5km

형제봉(507.6m)은 경기도 양평군 청계산(656m) 남쪽에 있는 봉우리다. 국수역을 기점으로 오르면 국수봉(286m)~형제봉~청계산의 능선 종주를 할 수 있다. 중앙선 전철 확장으로 몇 년 전에 신축된 신원역에서는 몽양기념관~샘골고개~비득고개~형제봉~안심사~신원역으로 이어지는 4시간 가량의 원점회귀 산행을 할 수 있다.

중앙선 철로의 북쪽에 있는 형제봉 자락에는 브니엘기도원과 월드비전교회수련관, 신망원 등의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경치가 좋고 산세가 비교적 완만한 북사면에는 멋스런 전원주택도 많이 있다.

형제봉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매봉산, 남쪽에는 국수봉, 서쪽에는 부용산과 하개산(326m)이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 초보자들이 오르기에 그리 힘들지 않은 산이다. 샘골고개를 등지고 남쪽을 바라보면 천천히 흐르는 남한강이 펼쳐진다. 게다가 좌청룡의 형제봉, 우백호의 부용산 산세가 샘골마을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 무척 아늑한 지형이라 마음마저 편안하다.

신원역을 나오면 오른쪽에 부용산 및 청계산 등산 안내판이 서있다. 역 앞으로 자전거 몇 대가 상쾌하게 지나가는데, 역 앞인데도 한적한 분위기다. 무료 주차장을 지나 오른쪽의 중앙선 철길 아래를 지나면 신원1리(묘골) 입간판이 객들을 맞이한다. 그동안 공사 중이던 몽양기념관이 완공되어 산뜻한 모습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몽양(夢陽)은 해방 후 건국준비위원장을 지냈던 여운형의 호인데, 이곳 신원리가 출생지라 생가터에 기념관을 건축한 것이다.

↑ 산 아래로 펼쳐진 남한강을 조망하며 능선을 지나간다.


옛날에 풀무질을 하던 대장간이 있었다는 신원2리를 지나면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데 샘골고개는 왼쪽으로 가야한다. 남향의 전원주택 몇 채가 있는 샘골마을에서는 부용산(362m)의 모습이 나지막하게 펼쳐져 보인다. 마을을 지나면 곧 샘골고개인데 신원역에서 40분이 소요된다.

사거리 고개에 있는 이정표에 의하면 왼쪽의 부용산이 0.54km, 오른쪽의 청계산이 4.88km 떨어져 있다. 오른쪽의 능선으로 꺾어지기 전에 앞쪽 북사면에 있는 전나무 군락을 거쳐 샘터로 향한다. 전나무 숲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코를 자극하며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샘터 옆에는 야영을 할 수 있는 너른 터가 있는데, 물도 가깝고 동쪽의 청계산 자락을 보는 조망도 좋아 야영지로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샘터에서 약 10분 거리의 고개로 되돌아와 청계산 방면으로 향한다.

청계산 정상은 형제봉을 거쳐 간다. 동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가면 퇴색된 낙엽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청계산이 4.5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흥겹게 걷다보면 최근에 심은 듯한 소나무 묘목들이 보인다. 주위는 일행들끼리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운치 있는 곳이다. 샘터고개에서 30분을 가면 완경사의 내리막길인데 곧 비득고개에 닿는다.

비득고개에서 신원역으로 곧장 내려가는 길도 있는데 1.6km 거리다. 요즘에는 어느 산에 가도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 좋다. 형제봉 방면의 능선을 따라가면 오른쪽에 탁 트이는 곳이 나타난다. 양평을 관통하여 흐르는 남한강의 물줄기가 가슴에 잔영을 남길 만큼 아름답다. 등산로의 억새가 바람결 따라 몸을 흔들며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 하산길에 들린 안심사 대웅전, 단풍나무가 하늘과 더불어 조화를 이룬다


큰 송전탑이 청계산 방면으로 규칙적으로 서있다. 늦가을의 퇴색된 낙엽을 밟으며 걷노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능선의 좌우측에 큰 나무들이 별로 없는 것으로 봐서 산불에 대비해서 산불 저지선을 만든 느낌이 든다. 몇 년 전에 청계산 자락에서 산불이 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왼쪽 아래의 큰 나무들 사이로 교회수련관 건물이 보인다. 기복이 거의 없는 능선을 가다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면 그루터기가 하나 있는 공터에 닿는다. 된비알이 시작되는 곳인데 앉아 쉬며 간식 먹기 딱 좋은 곳이다. 남한강의 물줄기가 더 잘 보인다.

5m 길이의 줄이 설치된 곳부터 경사진 길이 시작된다. 그렇게 시작된 비탈길이 이제까지의 콧노래 및 탄성을 헉헉 소리로 바뀌게 한다. 급경사의 등산로에는 50m는 족히 넘을 정도의 굵은 줄이 설치되어 있어 등산객들의 안전을 도모한다. 비득고개에서 40여분 거리다. 비탈길에 줄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좁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이 서로 교대로 길을 비켜주며 가야할 지점이다.

줄이 끝나는 지점을 형제봉 정상인줄 알고 마지막 힘을 쓰며 오르면 곧 실망하게 된다. 형제봉은 아직 10분 정도 더 가야한다. 올라오는데 힘을 다 썼다면 좀 쉬며 숨을 고를 수 있다. 형제봉까지 가는 길의 좌우에는 야영장처럼 넓은 곳이 몇 곳 있다. 단체로 온 등산객들이 앉아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왼쪽으로 연결된 능선에서 가장 큰 봉우리가 바로 청계산 정상이다. 곧 도착한 형제봉. 북쪽의 청계산 정상에서 흘러내리다 한 번 솟구친 봉우리가 형제봉인데, 전망데크와 망원경 및 형제봉 빗돌이 보인다. 망원경 속에서는 양서면과 옥천면, 유장하게 흐르는 남한강의 은빛 물결이 선명하다.

늦가을의 양광을 즐기는 사이에 해가 일찍 떨어질 수 있으니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산행의 필수품인 랜턴도 없이 즐기다가 어두워지는 산길에서 발목을 접질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형제봉에서 줄이 설치된 길을 약 5분 정도 내려오면, 도곡리로 빠지는 분기점이 나온다. 지능선을 따라 가면 주능선보다 낙엽이 더 많이 쌓여있어 등산객들이 별로 안 다닌다는 느낌이 든다.

↑ 도곡리로 빠지는 갈림길로 내려가며 하산을 한다.


이쪽 능선에도 꾸불꾸불 자라는 소나무가 좌우에 많다. 오른쪽 나무 사이로 비득고개 방면의 능선이 길게 하늘에 금을 그리며 가을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급경사의 길을 내려와 20분 정도 가면 완만한 산길이 나타난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가 중년 여인의 가슴을 열아홉 소녀의 마음으로 물들여준다. 솔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찬바람인데, 힘차게 뛰는 심장과 분위기에 반한 소녀의 마음이 오늘을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준다.

갑자기 밑동이 까맣게 그을린 나무들이 나타난다. 몇 년 전에 산불이 난 지역이다. 아직도 화마의 상처가 남아있어 소중한 자연을 잘 유지하라는 경각심을 갖게 한다. 능선을 따라 곧장 가면 양서초교 쪽으로도 갈 수 있지만 전철역과 멀어지는 불편함이 있어 오른쪽의 잘록한 곳에 있는 희미한 산길로 빠진다. 사람이 별로 안 다니는 길이라 좌우의 잡목이 팔과 얼굴에 생채기를 만들지만 5분만 내려가면 별장 단지에 닿는다. 원래 등산로인 곳에 집을 지었는지 어느 별장 마당 안으로 내려서게 된다.

좌우의 별장을 구경하다 갈림길 오른쪽에 있는 안심사를 보고 나온다. 추수한 논두렁의 들국화 몇 송이가 수줍은 미소로 등산객들을 전별하는데, 철로에서 청량리를 향해 달려가는 무궁화호 열차 한 대가 지나간다. 철교 아래를 지나 오른쪽으로 3분만 가면 신원역, 원점회귀 산행의 갈무리를 할 시간이다. 자, 오늘 힘 좀 썼으니 좋은 곳 찾아서 목을 축이자!ⓜ




information

몽양기념관

몽양기념관은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친 민족지도자 여운형 선생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6.25때 소실된 생가를 복원해서 2011년 11월 17일 개관했는데, 1886년 이곳에서 태어난 여운형 선생은 1908년까지 거주했다. 생가복원과 함께 선생이 쓰던 가구와 옷 등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요금은 성인 1,000원. 중고생 800원 초등학생 500원. 매주 월요일 휴관. 양평군민과 65세 이상은 무료 관람 가능하다. 신원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황금연못

신원역 바로 앞에 있는 30년 전통의 원조 붕어찜 전문. 메기, 모래무지, 잡고기 등이 들어간 매운탕(3만원~5만원)이 강력 추천 메뉴다. 그 외 매운탕, 도토리묵, 기장멸치회, 해물파전, 메밀국수를 하는데 여름에 닭가슴살로 만든 초계국수가 또한 별미다. 방안에 60인, 밖에 100명, 총 160명 수용 가능하다.

문의 031-772-6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