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앞에 할머니 세분이 나란이 앉아 계신다..
퇴근이 넘 늦어서 출근길에 할머님께 야채를 미리 산다..
고사리. 시금치. 냉이.
오늘도 냉이를 달라고 했는데..
할머니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시더니.. 다 가져가 국속에 넣으면 다 똑같아..
그러신다..
전에 시금치도 데치면 다 똑같다고 하셨는데.. 맛 없던데요^^ 하니.
그래?^^ 하고 쑥스럽게 웃으신다..
그냥 주세요.. 하고 받아들었다..
얼어있다.. 냉이가..
그래도 될까?
얼은 냉이로는 국을 안 끓여봐서 일단 믿어 보기로 한다..
아이와 남편 두 사람이 벌써 냉이가 나왔냐면 반기기에..
일단 해보자.. 3천원에 얼은 냉이 한 보따리ㅋㅋ
살을 에이는 추운 겨울이면 봄이 좀 빨리 왔으면 좋겠다 바래지네요.
요즘엔 그런 변화가 음식으로도 가능하나 봅니다.
한겨울에도 여름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뚝딱~~
요술을 부릴 수 있으니 말이죠.
계절을 달려 .. 오늘은 봄으로 가 볼까요...?
아지랑이 아롱거리고 파릇한 새싹들이 피어나는...
그런 봄~~
오늘은 봄의 기운을 느끼려 냉이 된장국을 끓여봅니다.
구수함은 물론 시원함을 주려 조개도 넣을꺼구요.
봄 한그릇 구수하게 끓여놓을테니 따듯한 봄기운 가지고 가세요~~
사람이나 생물이나 그 근원은 같다고 들은적이 있는데요. 뿌리음식을 섭취하면 사람의 근원을 좋게한다는... 그런~~
간을 튼튼하게하고 눈을 밝게하며 기운을 나게하고 위를 튼튼하게 한다는 냉이~~ 좋은 성분이 아주 많이 들어있답니다.
오늘은 모시조개를 사용하지않고 바지락을 넣을꺼구요. 바지락을 넣는 이유는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이 바지락엔 간을 보호하는 성분도 많다라는 거지요.
바지락이 들어가면 다른 육수를 만들 필요가 없지요. 찬물에 바지락과 소금 한수저를 넣고..
잘 씻어놓은 냉이도 넣고...
집 된장 두수저를 물에 잘 풀어...
같이 끓여줍니다.
준비해둔 야채들과 다진마늘 한수저, 소금 한수저를 넣고 ...
푸욱~~~ 끓이면... 한 겨울에도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조개 냉이 된장국이 만들어지지요.
이렇게 한그릇 만들어 놓으면 다른 어떤 음식...부럽지 않아요.
추운날씨...기운을 북 돋으려고 아무리 좋은 보양음식 먹어대도... 또는 고기로 배을 채워도... 단돈 얼마 안들이고 끓여놓은 이 국 한그릇이 영양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지요.
정성 들어간 국과 따스한 밥 한공기~~ 오늘도 저를 지켜주는 든든한 빽입니다.
쫀득한 조갯살과 국물 한수저로 식사를 시작합니다.
냉이도 한번 먹어보고.... 상큼까지는 아니지만 발랄까지는 온것 같네요. 겨울에 먹는 봄국~~ 이런것이 별미지요.
자~~ 밥을 말아봅니다.
행복이 별거 있는게 아니죠...따끈한 밥과 나를 지켜주는 이들~~~
그들이 있어 오늘이 참 즐겁습니다.
참 .. 냉이가 정력에 엄청 좋다네요.. 정력에 좋다는건 피부미용에도 좋다~~ 이건 공식이지요. 바지락이 들어가 간을 보호해주니 피부도 좋아질꺼구...ㅎㅎㅎ 그러고보면 오늘 만들어놓은 이 국... 정말 요즘에 딱이네요.
음식은 이것저것 많이 넣는다고 다 맛있는건 아니지요.
재료에 맞게...어설퍼 보이지만 궁합은 철저히 맞춰가며... 그리 요리를 해야합니다.
사람도 마찮가지지요.
간이 안 맞는 사람 억지로 맞추려다보면 뭔가 어울리지않습니다.
이럴땐 그저 한걸음 물러설줄아는 여유로움~~
그래야...편안한 삶을 살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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