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이 어딘지도 모르고
걍 따라 나섰다..
3월4일 어느 님이 올린 글에서 일주일 후면
진달래가 만발해 있을거란 글을 믿고..
지인들의 강력한 추천을 믿고...
그 명성을 믿고...
어 어....
근데 산이 붉지가 않다..
가까이 가 보면 다르지 않을까..
일단은 올라가 본다..
가파란 경사길을 올라서서
갈대숲을 지나서
진달래 군락지로 들어섰다..
진달래 상태가 메롱이다..
어느해 봄에
북한산 효자이통에서 본
소나무들 사이에서 반짝 반짝 빛나던 맑은 진달래가 그립다..
진달래꽃도 그 색채가 다양하구나 하면서
아이가 신기루를 본듯
감탄하며 바라보던 그 날의 황홀함이 그립다..
고려산이나 영취산은 내 취향은 아닌듯하다..
미자언니가 폼을 잡은 이곳은..
북한산의 진달래를 닮았구나^^
난 군락지의 진달래보다..
소나무숲의 진달래가 이쁘다..
(영취산의 진달래.. 사진으로 보니 황홀하구나.. )
그런데 말이다..
산행이라는 것은
경치가 어떻든 풍경이 어떻든
걷다보면 기분이 달라진다..
기분이 좋아지는 세라토닌이 생기는 건가..
하산하는 돌길에서 기분이 좋아진다..
올라가는 길은 흙길이고
내려가는 길은 돌길인데..
나는 그 울퉁불퉁한 돌들을 밟으며
새록새록 돋아난 연두빛 나무를 쳐다보며 걷는 그 길에서 흥이 난다..
여수에 가까워질수록 유난히 많이 보이던 다홍빛 연산홍
요기에도 이쁘게 한자리 하고 있구나..
이 연두빛 이파리들과 함께 기념샷을 찍고 싶다..
한번만 찍어 주실래요?? ㅎㅎ
바쁘신 대장님께 한컷 부탁했다..
하산길에..
어린 연두빛 이파리 나무들 사이에서
버젓한 동백나무가 생뚱맞게 서 있다..
반갑다^^
영취산을 다 내려와서 넘 아름다웠던 호수
(모델님은 분당점의 산님..ㅎㅎ 반짝이는 호수와 파스텔빛 나무가 참 이뻤다!!)
집에서 오전 5시에 나오고
오전 6시에 왕십리역
오전7시에 수내역 도착
수내역에서 오전 7시반에 여수로 출발해서
영취산에 11시쯤 도착했나..
그리고 정상은 오후 1시쯤..
하산 오후 4시경..
하산하고 시간이 좀 남아서
우리는 오동도로 간다..
귀가가 조금 늦더라도 언제 여수까지 오겠느냐며...
가보자는 대장님...
티비에서 보았던 오동도 동백섬..
여기에 내가 오게 될 줄이야..
오동도 가는 다리에서
여수 앞바다 노래가 생각난다..
정말 운치 있는 노래..
좋구나~~ ^^
진한 바다냄새를 맡으며..
대교를 지나
동백나무숲에 들어서
기념샷을 찍는다..
숲을 빠져 나오니
음악에 마춰서 분수쇼를 한다..
(그니까.. 이게 음악 분수)
시간만 많다면
여기 한시간 이상 앉아서 쉬고 가고 싶다..
서울까지 가야해서..
빨리 빨리 를 재촉하는
바람에 급하게 섬을 빠져 나와서
오동도 옆의 동백회관에서 저녁을 먹는다..
너도 나도
게장 더 주세요..
고등어 조림 더 주세요..
밥공기 더 주세요..
평소에는 다이어트 한다고 공기밥 반만 먹던 사람들이
너도 나도 식신 걸린듯이
입놀림도 손놀림도 바쁘다..
말할 시간도 없다..
제주보다는 입이 즐거운 여수..
난 개인적으로 게장보다
갓김치로 조린 고등어가 더 맛나더라..
출발할때 회비가 4만원 넘 비싸다고 생각 했는데..
저녁밥이 너무 맛있어서 4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그 집서 남편이 좋아 할 젓갈 한병을 샀다..
갓김치도 사고 싶었으나 현금이 없어서 명함만 들고 나왔다..
돌아 오는 길
흥겨운 기분을 살려서
관광 버스안은 축제의 분위기다..
음악 소리가 요란하다..
재주꾼들이 제스처에 좌중의 폭소와 박수소리 끊이지 않는다..
창밖에 시선을 고정 시키고 나는 미소를 짓고 있다..
비행기 타고 날아 간
제주도 보다는
논과 밭과 산세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귀경하는 버스안이 재밌다...
아들이
이 풍경을 보면
즐거워할까??
인상을 찌푸릴까??
아들에게 어르신들의 관광버스춤을 보여 주고 싶다..
ㅎㅎ
조금 더 커야 이해할까??
서울도착 10시반
그런데 시작했던 수내역..
집까지 신분당선 타고 빠르게 이동하여 12시 15분쯤 도착..
샤워를 하고 꿀잠을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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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사진은 이웃님 블로그에서 모셔옴)
영취산보다 인상 깊었던 동백섬..
제주도에서 본 동백 하고는 차원이 다른 오동도 동백나무
경이롭다..
아직도 바다냄새가 나는듯...
톳이라던가..
미역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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