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쯤 남편이 시간을 낼 수 있다 하여, 목요일 쉬려고 했는데...
같이 일하는 언니가 목요일 일이 있어 쉬어야 한다하여 양보하고.. 수요일 휴무하였다....
혼자 산에 간다하면 안 보내 줄 것 같아...
시동생에게 급 문자했더니.. 콜이다..
산에 갔다가 운길산역에서 장어 먹자는 문자에 그냥 달려 오셨다..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오셨다..
발길이 미끄러울테지.......
신발 다 버린다 생각하시라고..
새 운동화 사 줄테니.. 미련버리고 산에 집중하시라고.....
그러나..
시동생은 동네 뒷산정도 올라 갔다가..
장어 먹는줄 알았는지..
한걸음 한걸음 걸음마다 욕설이다.....
또 오르막길이냐고......
언제까지 가냐고.....
막걸리를 먹여서 달래고 달래고..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운길산역으로 하산하니 오후 6시...
못간다고 땡깡이고.. 끌고 가라고 땡깡이고..
내 걸음도 쉽지않은데.. 가방도 떠넘기고.. 가방끈을 잡고 끌려오시니..
나도 지쳤었나보다....
시동생 어느 나무밑에 이르러 그냥 대자로 누워 버린다..
내 등산가방을 베고.. 코를 드르렁 거리며 잠이 들었다..
ㅍㅎㅎㅎ
난 뭐하나.....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나도 잠시 누웠다.. 깨어보니.. 도련님 그대로 주무시고..
하산합시다... 하고 흔들어 깨워서 다시 걷기..
세재고개에서 운길산으로 가려다..하산하자고 성화인 시동생때문에
운길산역을 향하여 하산..
하산하는 길 내내 여기저기에 찔레꽃이 만발하였고..
한쪽으로는 시냇물이 졸졸졸..
도로옆으로는...
이름모를 들꽃들도 만발하였고....
주변경관이 넘 정겹다..........
그런데.. 큰사랑산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계속되는 시멘트길이다..
시동생 넉살은 좋아서..
지나가는 아줌마들 다 반말이고 다 친구다..ㅋㅋ
근데.. 내 보기에 신기한 것은..
시동생의 반말을 아주마들 싫어 하지 않늗다..
오히려 즐기는 듯..
보는 아줌마마다 손금 보고 반말로 대충 넘겨짚으니..
아줌마들 혹한다..
더 얘기해 달라고.. ㅋㅋㅋ
(시동생 덕분에 예봉산 정상에서 이쁜 아줌마 도시락을 함께 나눠 먹었다
성격좋은 이쁜 동생이라며 연락하라고 전번도 주시네...)
큰사랑산길.. 시멘트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지니..
시동생 도저히 못걷는다며 지나가는 트럭을 세운다..
트럭 화물칸에 몸을 실어 운길산역에 이르니.. 시간이 6시..
지인의 추천을 받은
한강 민물 장어 집에 들어가
오늘의 목표인 장어를 먹는다...
(사장님 고기를 익히고 잘라주고.. 사실 이동네는 다 셀프인데 특별서비스란다.. )
(장어 먹자고 꼬신 나는 어제 지갑을 두고 퇴근해서 시동생이 올 계산.. 죄송합니다~~)
술 좋아하는 시동생이...
넘 지쳐서...
슐울 마다한다..
비닐하우스로 만든 한강 민물장어집은 습하다.. 답답하다..
다시는 등산 안 한다고..
나또한 엄살장이 시동생 때문에 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산행이라는 것은 이런거다.. 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기에..
엄살을 부려도 포기하지 않고 걸었다..
형에게 말해 주라고 말이다..ㅋㅎㅎㅎ
산은 이제 푸르디 푸르고..
언제나 그곳에 그런 그림으로 존재해왔다는 듯
천연덕스런 숲의 모습이다..
이렇게 이 나무가지에 붙어 있기를 한참 되었다는 듯..
벌레먹은 잎들이 나를 조롱한다..
낙옆을 밟으며 걸었던 길..
눈을 밟으며 걸었던 길..
가녀린 초록잎이 이제 막 올라와 내 가슴 설레게 했던 길..
그 연두빛이 모여서 하늘하늘 춤추던 길
진달래 만발하고, 개철쭉 만발하고.
그 꽃잎 떨어진 꽃길을 걷던 일..
아카시아향 진하게 날리 던 길..
이제 거짓말 같다..
6월의 울창한 숲이다...
계곡에 발 담그며 더위 식히는 여름이다..
계단을 오르며 인상 찌푸리며.. 아 이거 무슨 유격훈련하요!! 그리 소리 지르던 시동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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