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서

12월 첫주 출근길..

규래☆ 2013. 12. 7. 11:20

 

 

출근길

타닥타닥 타다닥..

 

나는 매번

우리집앞에서 큰 도로까지 경사진 길을

총총 총총 잔걸음으로 뛰다시피 내려간다..

 

아직도 장미가 피어 있던데

못 보았소??

하고

장미 핀 담장을 한번 쳐다 보고..

그 장미 이제 서서히 말라가는 것을 보고...

 

고개를 살짝 들어 각도를 바꾸니...

보이지 않던

감나무의 감들이 보인다..

 

하늘끝에 달린 감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는 반가움..

 

운이 좋은 걸까

 

이름 모르는 새 한마리가

제일 높은 나뭇 가지에 감하나를 쪼아 먹고 있다..

 

저 감들은 그냥 저렇게 두나요??

그렇게 두지요...

 

아깝다... 하니

스님이 그러셨다..

새들이 먹지요..

 

어느 가을 천태산에서의  대화다

 

나는

그때서야 알았다..

사람손이 닿지 않는 곳에 매달린 감은 새들이 먹는다는 걸...

 

 

버스에서 바라 보았던..

내가 환호했던 찬란했던 단풍들

이제 다 사라지고..

온통 브라운 칼라로 바뀌었다..

나무도 잎도 브라운 칼라로..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울긋불긋 단풍들

그 자태 지난주 까지도 고왔는데..

그들조차 브라운 칼라로 변했다..

 

명성답게 소나무만이 푸르다..

 

오늘하고 내일 지나면

 

더 가까이 그들을 보리라..

 

설악산 울산 바위보고 내려오는 길에 보았던

구절초와 다람쥐..

도봉산 오르는 길에 보았던 청솔모..

가평의 호명산 가는길에 들었던 오호호홋 하고 노래 하던 새..

사패산 가는 길에 잠시 교감을 나누었던 까마귀..

 

나는 월요일 어느산을 갈지 아직 정하질 못했다..

 

하지만..

설레인다..

또 무엇을 보고 느낄지...

 

북한산 지천에 열린 연보라색 열매는 아직도 건재하고 있는지..

붉은 열매들은 어찌 되었을지..

 

그늘진곳에 고드름이 열리고..

 

어쩌면 철모르는 개나리를 볼 수도..

철쭉을 만날수도..

 

오늘 아침 포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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